전농동 시장 주변에서 박스와 폐지를 수거하며 생계를 이어온 한 어르신이 수년 동안 한 푼 두 푼 모은 1천만원을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내놓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는 16일 오후 동대문구 보훈회관 3층 강당에서 전농2동 주민 김경남 어르신의 ‘독립유공자 유족 후원금 전달식’을 열었다.
김 어르신이 이날 기부한 성금은 1천만원. 넉넉한 형편에서 마련한 돈이 아니었다. 전농동 시장 주변에서 박스와 폐지를 수거하며 생활하는 가운데 수년 동안 조금씩 모아온 돈이다.
이날 전달식에는 이희정 서울북부보훈지청장,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차병철 광복회 동대문구지회장, 유명선 동대문구보훈단체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해 김 어르신의 뜻을 함께했다.
김 어르신의 특별한 기부 사연은 지난 8월 동대문구청에 도착한 한 통의 손편지에서 시작됐다.
동대문구 소식지에 실린 광복절 관련 기사를 읽은 김 어르신은 독립유공자 후손을 돕고 싶다는 뜻을 직접 편지에 적어 구청에 등기로 보냈다.
김 어르신은 편지에서 “해방을 맞기 전 어렵게 생활한 독립유공자들의 가난이 지금까지 대물림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만주의 혹한과 굶주림을 견디면서 조국 광복을 위해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하면 그 후손들이 겪는 어려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마음도 담았다.
김 어르신의 바람은 자신의 1천만원 기부에서 나눔이 끝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기부 소식이 구 소식지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져 또 다른 사람이 나눔에 동참하고, 그것이 지역사회의 ‘후원 릴레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편지에 담았다.
특히 자신이 박스를 수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전농동 시장 주변 상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 어르신은 30여 년 전 직접 만든 ‘산하들 산악회’와 함께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를 후원했던 인연도 소개하며 앞으로도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나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성금은 사단법인 ‘따뜻한 하루’의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사업과 서울북부보훈지청을 연계해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전달된다. 난치성 질환으로 투병 중인 유족의 의료비와 생계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경남 어르신은 “박스를 모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전농동 시장 상인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부가 작은 계기가 돼 더 많은 이웃이 나눔에 동참하는 후원 릴레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여건에서 수년간 모은 돈을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내놓은 김경남 어르신의 마음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며 “귀한 성금이 뜻에 맞게 전달되도록 살피고, 이번 나눔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동대문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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