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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구민회관에 930억…공연장 1,700석 필요한가

2026-10-14 23:39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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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75개 작품 중 SGHS 설계안 당선…2030년 준공 목표
* 세 차례 구정 거치며 통합개발 구상·공연장 구성·건축계획 변화
* 재정자립도·재산세 부과액 서울 16위…건립비 전액 구비 부담
* 서울시 투자심사서 운영계획 지적…연간 7억 원 운영수지 부족 예상

동대문구 장안동 옛 구민회관 부지에 들어설 700석 규모 전문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 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사진동대문구
▲동대문구 장안동 옛 구민회관 부지에 들어설 700석 규모 전문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 설계공모 당선작 조감도. 사진=동대문구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옛 구민회관 부지에 약 70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 약 930억 원 규모로 계획된 이번 사업은 기존 구민회관 철거와 문화·체육시설 통합개발 검토, 서울시 투자심사, 동대문구의회 심의 등을 거쳐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에 이르렀다.

동대문구(구청장 최동민)는 지난 13일 ‘구민회관부지 복합개발사업 문화시설 건립 설계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이번 공모에는 국내외에서 총 75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지난 7일 최종 심사를 거쳐 ㈜SGHS설계회사 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구는 당선작을 바탕으로 기본·실시설계를 추진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구민회관은 공연과 문화활동, 건강관리, 휴식을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조성된다. 주민들이 공연이나 행사 관람뿐 아니라 평소에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생활문화공간을 지향한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초 검토했던 구민체육센터와의 통합개발 구상이 분리 건립으로 변경되고, 공연장 구성과 건축 규모, 준공 목표도 달라졌다.

여기에 건립비 전액을 구비로 부담하는 계획과 개관 이후 운영비 문제, 관내 다른 공연시설 건립계획까지 맞물리면서 사업의 적정성과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 700석 전문 공연장 중심…문화·건강·휴식 복합공간

새 구민회관은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만 1,647㎡ 규모로 계획됐다.

약 700석의 전문 공연장을 중심으로 문화센터와 체험공간, 북카페, 보건지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당선작은 다양한 문화시설의 기능을 명료하고 창의적인 공간 구성으로 통합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공연뿐 아니라 전시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제안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구는 각 시설의 기능과 이용 동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를 구체화하고, 외부공간과 주변 환경의 연계성도 높일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중랑천과 장평근린공원에 인접해 있다. 구는 이러한 입지적 특성을 살려 주민들이 공연 관람과 문화활동뿐 아니라 산책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 유덕열·이필형·최동민 구정 거치며 달라진 사업계획

옛 동대문구민회관은 1989년 준공돼 지역 주민들의 공연과 행사, 문화·여가활동 공간으로 이용돼 왔다.

시설 노후화와 기능 저하로 재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유덕열 구정 당시부터 노후 구민회관의 활용과 인접 체육시설의 장기적인 운영 문제가 논의돼 왔다.

이필형 구정에서는 2023년 기존 구민회관을 철거한 뒤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이 구체화됐다.

당초에는 장안동 356번지 일대 옛 구민회관 부지와 인접한 구민체육센터를 연계해 문화·체육 기능을 함께 갖춘 복합시설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문화시설과 체육시설을 분리해 추진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조정됐다.

이후 서울시 투자심사와 도시관리계획 변경, 설계공모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최동민 구정 출범 이후인 지난 10월 설계공모 당선작이 선정됐다.

이처럼 구민회관 재건립을 둘러싼 논의와 사업 추진은 세 차례 구정을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추진 방식도 달라졌다.

■ 구민체육센터 86억여 원 리모델링…통합건립 제외 배경

구민체육센터는 앞서 약 86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추진한 시설이다.

상당한 예산을 들여 기존 체육시설을 개선한 뒤, 인접한 구민회관 부지를 복합개발하는 과정에서 체육시설이 통합건립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지난 1월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당시 동대문구 사업부서는 구민체육센터가 리모델링된 지 오래되지 않았으며, 서울공공투자관리센터의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문화시설과 체육시설을 분리해 추진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체육센터의 사용 가능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도 통합건립을 결정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구민회관을 우선 건립하고, 구민체육센터는 기존 건물을 계속 사용하면서 향후 노후화 정도에 따라 재건립 여부를 별도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구민체육센터 리모델링 당시 인접 구민회관의 철거와 재건립계획을 얼마나 종합적으로 고려했는지는 살펴볼 문제다.

향후 구민체육센터를 별도로 재건립하게 되면 추가 건립비와 운영비가 발생할 수 있어, 통합개발과 분리 건립의 경제성 비교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 서울시 투자심사서 시설 정체성·운영계획 논의

서울시가 공개한 2026년 제1차 투자심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동대문구 구민회관 부지 복합개발 사업’은 7번째 안건으로 상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전시실과 과학체험관, 키즈카페, 가상현실 체험시설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건물에 배치하는 필요성과 시설의 정체성에 대해 질의했다.

여러 콘텐츠를 한 공간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한지, 개별 시설의 필요성과 실제 운영 가능성이 충분히 검토됐는지가 주요 논점이었다.

동대문구 사업부서는 주민 설문조사를 세 차례 실시해 시설 구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과학체험관은 인근 자치구에서 인기가 높은 점을 고려해 반영했으며, 관련 체험시설은 전문업체에 민간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공연장 좌석 수에 대해서는 기존 구민회관과 유사한 약 500석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업부서가 퇴장한 뒤에도 심사위원들의 논의는 이어졌다.

한 위원은 구민회관 본래 기능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위한 시설이 많아 실제 운영을 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시했다.

다른 위원은 콘텐츠 보완과 세부시설 운영계획 검토를 조건으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위원장은 2단계 심사 방식을 제안했고,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2단계 심사로 의결했다.

동대문구는 이후 지난 2월 구민회관 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서울시 투자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구청장이었던 이필형 구청장은 투자심사 통과를 계기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소통 시설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의 의결이 ‘2단계 심사’였다는 점에서, 당시 통과 발표와 세부시설 운영계획 및 운영수지 등에 대한 후속 심사·보완 절차는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구의회 심의 당시와 달라진 계획…공연장 구성도 변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축 규모와 공연장 구성도 달라졌다.

지난 6월 동대문구의회에 제시된 계획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1만 1,730㎡ 규모였다.

공연장은 500석과 200석 규모의 공간을 각각 설치하고, 문화센터와 체험시설, 보건지소, 북카페 등을 배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동대문구의회는 당시 구민회관 부지 복합개발과 관련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변경안에 대한 의견제시의 건을 심사해 원안 채택했다.

그러나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은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만 1,647㎡에 약 700석의 전문 공연장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건물의 지상 층수는 7층에서 5층으로 줄었고, 연면적은 83㎡ 감소했다.

공연장 계획 역시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 1월 서울시 투자심사에서는 약 500석 규모의 공연장이 설명됐고, 5월 설계공모 사전공고에서는 700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계획이 발표됐다.

그런데 6월 구의회에 제시된 자료에는 500석과 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각각 설치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후 10월 설계공모 당선작은 약 700석의 전문 공연장을 중심으로 발표됐다.

물론 사업 초기 검토안과 설계공모 당선작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500석과 200석의 합계가 700석이라는 점에서 공연장 구성 방식의 차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두 개의 공연장을 각각 설치하는 것과 하나의 700석 전문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은 시설 활용과 공연 프로그램, 운영비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시기별로 달라진 공연장 구성과 건축계획의 변경 경위는 주민들에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

다만 당시 구의회가 심의한 안건은 도시관리계획 변경에 관한 의견제시였으므로, 건축계획의 세부 내용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 총사업비 930억 원 전액 구비…서울시비 지원은 왜 없나

지난 6월 동대문구의회에 제출된 사업계획에는 총사업비 약 930억 원을 전액 구비로 부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후 설계공모 공고에는 예정공사비 약 626억 3,543만 원과 예정설계비 약 37억 9,768만 원이 명시됐다.

예정공사비는 토지매입비와 설계비, 각종 부대비용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와 구분해야 한다.

지난 1월 서울시 투자심사에서는 토지보상비 131억 원의 편성 배경도 논의됐다.

동대문구는 사업 대상지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소유 부지가 있으며, 투자심사가 통과되면 매매가 가능하다는 사전 검토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이처럼 대규모 문화시설을 건립하면서 서울시의 재정 지원 없이 구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서울시 투자심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서울시의 사업비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심사는 사업의 타당성과 재정적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이고, 시비 지원은 별도의 재원 조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동대문구가 서울시비 지원을 얼마나 검토했으며,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

특히 동대문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와 재산세 부과액이 모두 16위 수준으로, 자체 재정 기반이 넉넉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930억 원 규모의 건립비를 구비로 부담하고 준공 이후에도 운영비를 감당해야 한다면 다른 구정사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문화시설 건립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그 비용을 반드시 동대문구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문제다.

■ 주민 설문 세 차례…930억 원 사업에 충분한 공감대 있었나

대규모 공공시설 건립에 앞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주민들의 의견이 사업계획에 얼마나 반영됐느냐는 점이다.

동대문구는 지난 1월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주민 설문조사를 세 차례 실시해 시설 구성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는 사실과 주민들이 930억 원 규모의 복합문화시설 건립에 충분히 동의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설문조사의 대상과 참여 인원, 질문 내용, 응답 결과에 따라 주민 의견의 대표성과 해석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이 공연장과 문화시설의 필요성에 관한 질문에 응답한 것인지, 총사업비와 향후 운영비 부담까지 설명받고 사업 추진에 의견을 제시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가 얼마나 개최됐으며, 주민들이 제시한 의견 가운데 실제 계획에 반영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관심사다.

구민회관은 특정 계층이나 단체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동대문구 주민 전체가 이용하고 그 건립비와 운영비를 부담하는 공공시설이다.

따라서 주민들이 어떤 시설을 원하는지뿐 아니라, 얼마의 비용을 들여 어느 정도 규모로 건립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가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 대표도서관·용두역세권에도 공연장…중복투자 우려

새 구민회관 건립의 필요성을 판단할 때 함께 살펴봐야 할 부분은 동대문구에 계획된 다른 공연시설과의 관계다.

동대문구 대표도서관 건립사업에도 약 500석 규모의 공연시설이 계획돼 있다.

특히 구청 인근 옛 홈플러스 동대문점 부지의 용두역세권 활성화사업에서는 공공기여 방식으로 507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을 조성하는 계획이 구체화됐다.

동대문구는 지난 5월 14일 사업 시행자와 공연장 공공기여 협약을 체결했다.

옛 홈플러스 동대문점 부지인 용두동 33-1번지 일대에 조성될 공연장은 연면적 약 7,495㎡, 507석 규모로, 전문 음향·조명설비를 갖춘 문화시설로 계획됐다. 공연장은 현물 기부채납 방식으로 동대문구에 제공될 예정이다.

새 구민회관의 700석 공연장과 대표도서관의 약 500석 공연시설까지 더하면 세 사업에서 계획된 공연시설은 모두 약 1,700석 규모다.

문제는 개별 사업마다 공연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동대문구 전체의 문화시설 수요와 장기적인 운영계획에 부합하느냐는 점이다.

시설마다 공연장 규모와 무대설비, 이용 대상, 운영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비슷한 기능을 갖춘 시설이 한 지역에 집중될 경우 이용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용두역세권 공연장은 민간개발사업의 공공기여로 조성되는 반면, 구민회관 공연장은 대규모 구비를 투입해 건립한다는 점에서 재원 조달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공공기여로 확보하는 공연시설이 있음에도 별도의 700석 전문 공연장을 건립하는 것이 적정한지, 두 시설이 어떤 차별화된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연장 하나를 짓는 문제를 넘어 동대문구 전체의 문화시설을 어떻게 배치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 연간 운영수지 7억 원 부족 예상…20년이면 140억 원

서울시 투자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쟁점은 건립비뿐 아니라 완공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운영비 부담이다.

지난 1월 서울시 투자심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동대문구 사업부서는 복합문화시설 운영 과정에서 연간 약 7억 원의 수지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시 동대문구의 연간 예산 규모가 약 9,800억 원인 만큼 주민들의 문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구 전체 예산 규모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매년 반복되는 운영수지 부족의 부담이 작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공연장 운영에는 인건비와 무대시설 유지관리비, 냉난방비, 공연 기획비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시설이 노후화되면 무대기계와 음향·조명설비 교체, 건축물 보수 등에 별도 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서울 중구의 충무아트센터와 광진구의 나루아트센터 등 기존 공공 공연시설도 건립 이후 운영비와 시설 유지관리비를 지속적으로 부담하고 있다.

물론 공공 공연장은 수익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이 아니므로 운영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주민들이 누리는 문화적 편익과 공공서비스의 가치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문제는 그 편익을 위해 매년 얼마의 구민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지, 그 부담을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다.

특히 동대문구가 예상한 연간 운영수지 부족액 7억 원은 지난 1월 투자심사 당시 시설 구성과 운영계획을 바탕으로 산출한 추정치다.

이후 공연장 규모와 건축계획이 변경된 만큼 실제 운영비가 당초 예상과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연간 7억 원의 부족액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더라도 10년이면 70억 원, 20년이면 140억 원에 이른다.

이는 물가 상승과 시설 보수비, 대규모 설비 교체비 등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누적액이다.

더구나 구민체육센터를 별도로 유지하다가 향후 재건립하게 된다면 문화시설과 체육시설에 각각 건립비와 운영비가 투입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930억 원을 들여 공연장을 짓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공연장을 앞으로 누가, 얼마의 비용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건립 단계부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 2029년에서 2030년으로…준공 목표도 변경

사업 일정 역시 당초 발표와 달라졌다.

동대문구는 지난 2월 서울시 투자심사 통과를 발표하면서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 발표에서는 준공 목표가 2030년으로 조정됐다.

건축계획과 사업 일정이 달라진 만큼 변경 사유와 향후 공정관리 계획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구민회관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함께했던 공간인 만큼 새로운 구민회관은 주민들이 기다려 온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공연과 문화를 누리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동대문구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 세 차례 구정 거친 구민회관…계획 변경의 합리성도 따져봐야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으로 옛 구민회관 부지 복합개발사업은 본격적인 설계 단계에 들어섰다.

새로운 공연·문화시설은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지역의 문화 기반을 확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구민회관 재건립 논의가 유덕열·이필형·최동민 구정을 거치는 동안 어떤 방향으로 추진됐고, 그 과정에서 사업계획이 얼마나 일관성 있게 관리됐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문제다.

당초 구민체육센터와의 통합개발을 검토했다가 분리 건립으로 방향을 바꿨고, 공연장 구성과 건축 규모, 준공 목표도 시기별로 달라졌다.

사업계획은 행정 여건과 주민 수요, 타당성 검토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계획을 변경했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의 잘못이나 예산 낭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백억 원의 구민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시설 사업이라면 변경된 계획이 당초 계획보다 어떤 점에서 합리적인지, 주민 편익과 재정 부담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인근에 다른 공연시설 건립이 계획돼 있고, 구민회관 건립비와 향후 운영비까지 구 재정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장기적인 문화시설 수요와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공공시설 건립은 어느 한 구청장의 임기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주민들이 이용하고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장기적인 공공투자다.

세 차례 구정을 거치며 달라진 사업계획이 과연 일관된 정책적 판단과 객관적인 수요 분석에 근거한 것인지, 현재의 700석 공연장 건립계획이 동대문구의 재정 여건에 부합하는지는 앞으로도 살펴봐야 할 과제다.

새 구민회관이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건립 과정의 투명성과 함께 개관 이후의 재정 건전성도 확보돼야 할 것이다.

한편 동대문구는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구민회관 부지 복합개발사업비 49억 7,500만 원을 반영했다.

총사업비 930억 원은 동대문구 연간 예산 약 9,800억 원의 9.5%에 해당한다. 이를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균등하게 확보할 경우, 매년 약 232억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동대문구가 건립비 전액과 준공 이후 운영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재원 조달계획과 중장기 재정 전망을 사전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93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동대문구는 향후 4년간 매년 필요한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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