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오피니언 > 사설 컬럼 기사 제목:

빈 의자

2026-06-24 04:10 | 입력 : 이도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떠난 자리의 온기


연극이 끝날 때쯤이면 배우들은 다시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온다. 관객들은 그 순간을 기다리며 박수를 준비하고, 배우들은 마지막 인사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첫 장면보다 마지막 장면을 더 오래 기억한다.

화려했던 대사도, 눈부셨던 조명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지만 마지막에 남은 인상은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아무리 멋진 공연이라도 끝이 어수선하면 아쉽고, 조용한 공연이라도 마지막 인사가 좋으면 긴 박수를 받는다.

공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어느 회의장에는 늘 같은 자리에 놓인 의자가 있다. 누군가는 그걸 권한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책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그 의자에 누가 앉았는지보다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어떻게 지켰는지를 더 기억한다.

중국 고사에 유종지미라는 말이 있다. 시작보다 끝이 좋아야 전체 과정도 좋아 보인다는 뜻이다. 공자는 시종여일을 강조하면서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공직의 자리는 언젠가는 내려놓게 된다. 박수 속에 떠나는 사람도 있고, 아쉬움 속에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떠나는 이유보다 중요한 건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대하는 태도일 거다.

공직은 내 것이 아니라 맡겨진 자리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임 기간보다 마지막 모습을 더 오래 기억한다.

강물은 바다로 흐르고, 계절은 다음 계절에 자리를 내준다. 떠나는 배가 아름다운 건 마지막까지 선착장을 등지지 않기 때문이다. 떠남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마지막 모습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세상에는 채워진 자리보다 비어 있는 자리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때가 있다. 어떤 날은 사람의 말보다 그가 남긴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선거의 승패는 주민이 결정하지만, 마지막 모습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한다.

떠나는 배의 뒷모습.

좋은 뱃사람은 마지막 밧줄을 스스로 푼다.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Copyrights ⓒ 동대문 이슈 & www.ddmissue.com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이도
동대문 이슈로고

대표자명 : 이백수ㅣ상호 : 동대문 이슈ㅣ주소 :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로190 201동 505호(전농삼성@)

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4211 ㅣ 신문등록일자 : 2016년 11월 14일ㅣ발행일자 : 2016년 12월 3일ㅣ발행인·편집인·청소년책임자 : 이백수 
전화번호 : 02)2247-5234 ㅣ fax번호 : 02)2247-5234 ㅣ 이메일(기사제보) : bsl1952@naver.com 
Copyrightⓒ 2016 동대문 이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