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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19일 동대문구 장안동 군자교 옆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현장. 1996년 설치돼 약 30년 동안 동대문구의 관문을 지켜온 물레방아는 남아 있지만 주변 녹지대는 영구시설 관련 공사로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동대문이슈 |
동대문구와 광진구를 잇는 군자교 옆 장안동 녹지대. 약 30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대형 물레방아만 남기고 주변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19일 동대문이슈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군자교 옆 물레방아는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주변에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관련 공사 가림막이 설치됐고, 수목이 자리했던 상당한 공간은 흙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은 장평근린공원이 아니다. 동대문구의회 자료에서 ‘장안동 군자교 녹지대’로 명시하고 있는 별도의 녹지공간이다.
현재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과 관련해 장안동 일대에서는 성격이 다른 두 시설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장평근린공원에 설치된 시설은 지하화 공사를 위한 임시 작업구다. 동대문구는 2025년 주민 민원 답변에서 장평근린공원의 작업구는 사업 완료 후 원상복구하고 영구적으로 필요한 수직구는 군자교 일대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장평근린공원은 공사기간에 사용하는 임시시설이 들어선 곳이고, 군자교 일대는 사업 완료 후에도 시설이 남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현재 군자교 녹지대에서 주민들이 ‘비상구’ 또는 ‘영구출입구’라고 부르는 시설과 공식자료에 등장하는 ‘영구 수직구’의 세부 기능과 시설 구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서울시 최종 설계자료를 통해 보다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평근린공원 수직구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부터 군자교 녹지대는 대체 위치로 거론됐다.
2024년 9월 동대문구에 접수된 주민 민원에서도 장평근린공원 대신 ‘군자교 서측 진입구 양측 녹지대(구 물레방아 설치지역 등)’를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당시 동대문구는 서울시와 협의했지만 공기 지연과 사업비 증가, 수직구 배치 간격, 하천부지 설치 문제 등을 이유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계획은 달라졌다.
장평근린공원에는 임시 작업구를 두되 사용이 끝나면 원상복구하고, 영구 수직구는 군자교 일대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도 서울시 관계자는 영구 수직구를 군자교 쪽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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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비상구 공사 전 군자교 옆 녹지대 일대 모습. 사진=동부간선도로 지하화 3공구 주민설명회 자료 |
서울시와 동대문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장평근린공원의 영구 수직구를 약 820m 떨어진 군자교 녹지대로 이전하는 방향으로 결정돼 설계가 진행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군자교 일대 영구시설에 대한 주민설명이 충분했느냐는 것이다.
안태민 동대문구의원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자체를 반대하거나 공사를 지연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일수록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은 알리고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에 따르면 군자교 영구 수직구 설치지역에 대한 별도 주민설명 문제를 놓고 공사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존 장평근린공원 수직구 주민설명 과정으로 갈음하려는 취지의 설명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도 비슷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평근린공원 수직구 문제를 놓고는 주민 반발과 설명, 위치 변경 논의가 이어졌는데, 정작 공사가 끝난 뒤에도 남게 될 군자교 영구시설은 별도의 충분한 설명을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의아함과 섭섭함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2024년 11월 주민설명회에서 군자교 이전 방안이 제시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최종 결정된 영구시설의 구체적인 규모와 기능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가 남은 쟁점이다.
특히 임시시설과 영구시설은 성격이 다르고 위치도 장평근린공원에서 군자교 녹지대로 달라졌다. 일부 주민들이 과거 장평근린공원 주민설명으로 군자교 영구시설에 대한 설명까지 갈음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이유다.
앞서 동대문구의회도 2024년 5월 정서윤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안태민·노연우 의원 등 전체 의원이 공동발의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에 따른 장평근린공원 수직구 설치 위치 변경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수직구 위치 변경과 주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에서도 주민설명 문제는 다시 거론됐다. 박규남 서울시의원은 지난 8월 31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지적하며 형식적인 설명보다 실질적인 주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공기를 맞추는 것과 주민설명 절차는 어느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완료 후에도 남을 영구시설이라면 정확한 위치와 규모, 기능, 공사기간과 지상부 모습 등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수목이다.
19일 현장에서는 물레방아 주변 상당한 공간에서 기존 수목이 사라지고 흙바닥이 드러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자교 녹지대는 현재 수목 이식과 지장물 철거 등 영구 수직구 설치를 위한 부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후 수직구 굴착 등이 순차적으로 예정돼 있다.
이곳은 최근 만들어진 빈터가 아니다. 군자교 녹지대는 1990년대 중반 조성됐으며, 2000년 동대문구의회 자료에는 전체 면적이 2,810㎡로 기록돼 있다.
때문에 이번 공사를 위해 처리된 수목이 몇 그루인지, 수종과 규격·수령은 어떻게 되는지, 벌목했는지 다른 곳으로 이식했는지, 공사가 끝난 뒤 어떤 규모로 녹지를 복원할 것인지도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부분이다.
그 한가운데 남아 있는 물레방아에는 동대문구의 약 30년 행정사가 담겨 있다.
물레방아는 1996년 군자교 녹지대에 설치됐다. 동대문구의 관문을 알리는 상징적인 시설로 자리 잡았지만 설치 이후 끊임없이 관리 문제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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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 색이 바랜 물레방아에 챗GPT의 도움을 받아 색을 입혔습니다. / 사진=동대문이슈 |
1996년 이규성 의원은 물레방아의 물 양과 회전, 재질과 주변 조경 등을 지적하며 재시공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상조 의원은 기본설계 단계부터 주민과 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반영했어야 한다며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문제 삼았다.
약 30년 전 이곳 물레방아를 놓고도 ‘주민에게 먼저 설명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던 셈이다.
2000년에는 물레방아 아래 수조 누수가 문제가 됐다. 구는 수조 바닥 방수와 화강석 포장 등을 보수해 물레방아를 정상 가동하기 위한 공사를 추진했다.
2003년 오순도 의원은 물레방아 주변 정비에 1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자 설치 이후 가동 실태와 그동안 투입된 보수비용을 따져 물었다. 당시 집행부는 성동구 쪽에서 물을 받아 사용하면서 물 부족으로 원하는 시간에 가동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며 지하수 개발과 시설 정비 계획을 설명했다.
2009년 백금산 의원은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군자교 입구 물레방아가 멈춰 있는 모습을 거론했다. 백 의원은 물레방아를 ‘우리의 상징물’이라고 표현하며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2017년과 2018년 이의안 의원은 구정질문 등을 통해 광진구에서 군자교를 건너 동대문구로 들어올 때 보이는 물레방아를 동대문구의 경계를 알리는 상징공간으로 활용하고, 낡고 노후한 시설과 주변 공간을 함께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2024년에는 이규서 의원이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물레방아를 다시 거론했다. 오래된 시설을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 정리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였다. 당시 집행부는 정비와 조명 설치 등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2025년 4월에도 동대문구는 500만원을 들여 ‘군자교 물레방아 펌프 구매설치’를 추진했다.
1996년부터 고장이 나면 고치고, 물이 새면 수조를 보수하고, 멈추면 다시 돌리며 약 30년 동안 지켜온 물레방아다.
이런 가운데 현재 진행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시간표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장평근린공원 수직구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부상하고 관련 공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것은 민선 8기 이필형 구정 때다. 장평근린공원 임시 작업구와 군자교 영구 수직구 이전 방침 역시 이전 구정에서 추진돼 현재 민선 9기로 이어진 사업이다.
대규모 기반시설 사업은 구청장이 바뀐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이전 구정에서 결정·추진된 사업을 다음 구정이 이어받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현재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에 책임을 돌리는 것보다 민선 8기부터 이어진 추진 경과와 주민설명, 행정절차, 설계변경과 공사일정을 시간순으로 공개하고, 민선 9기가 무엇을 이어받았으며 앞으로 어떤 부분을 보완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일일 수 있다.
19일 군자교 녹지대에는 1996년부터 이곳을 지켜온 물레방아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러나 주변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장평근린공원의 임시 작업구는 사업이 끝나면 원상복구된다. 반면 군자교 일대에는 사업 완료 뒤에도 영구시설이 남는다.
그렇다면 수십 년 동안 물레방아와 함께 자란 나무들은 어떻게 처리됐고, 공사가 끝난 뒤 이곳 녹지는 어떤 모습으로 주민들에게 돌아올까.
그리고 공사장 한가운데 마지막처럼 남아 있는 30년 된 물레방아의 운명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불과 지난해에도 동대문구가 펌프를 새로 설치하며 관리했던 물레방아다.
영구시설이 들어선 뒤에도 이 물레방아는 지금 자리를 지킬까. 공사 과정에서 철거·폐기될까. 아니면 잠시 분해·보관됐다가 녹지 복원과 함께 다시 돌아올까.
한편 동대문구 관계자에 따르면 물레방아의 향후 처리는 주민 의견을 물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동안 군자교를 지켜온 물레방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지, 주민들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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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장평근린공원 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3공구 공사용 임시수직구 공사 모습. 사진=서울시 건설알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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