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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 주민의 기억은 끝나지 않습니다

2026-07-03 07:26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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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내기 버튼을 여러 번 망설였다는 한 독자의 짧은 메시지… 권세는 빌릴 수 있어도 신뢰는 빌릴 수 없다는 평범하지만 묵직한 질문


며칠 전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보내기 버튼을 누르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메시지의 끝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기사로 쓰셔도 좋고, 그냥 한 사람의 넋두리로 읽고 넘기셔도 좋습니다. 혹시 누군가는 불편해할 수도 있겠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쯤은 꼭 한 번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 보냅니다.“

독자의 양해를 얻어 그 짧은 메시지를 소개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참 신기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어떤 사람은 혹시 손해를 볼까 봐 끝까지 중립인 척 지켜보고, 어떤 사람은 다른 편에서 목이 쉬도록 응원합니다.

그런데 선거 결과가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장 먼저 달려가 새 권력의 곁을 지킵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사람이 오늘은 맨 앞줄에 서 있고, 오래전부터 함께한 사람처럼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며 존재를 드러냅니다.

정작 땀 흘린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 있는데, 뒤늦게 나타난 사람들이 남의 공까지 자신의 것인 양 이야기하며 권세를 누리려 합니다.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이런 행태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메시지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쉽게 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먹고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절실합니다. 그러나 그 말이 모든 변명이 되고, 모든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먹고산다는 이유 하나로 신의까지 바꾸는 일이 당연해지고, 거짓까지 용인되는 세상이 된다면 결국 책임도, 양심도, 신뢰도 함께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선거에서 이겼다면 더욱 낮아지고 더 조심해야 할 것이고, 선거에서 졌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패배에는 남을 탓하기보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 자숙하며 왜 주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고,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당선된 사람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선거는 승패를 가르지만 주민은 승자독식까지 허락한 것은 아닙니다. 경쟁했던 후보의 좋은 공약과 정책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여 주민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통합의 정치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원칙 없이 사람까지 끌어안거나,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신의와 책임마저 흐려지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통합에도 원칙은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반성과 숙성의 시간과 원칙도 없이 곧바로 다음 권력의 곁으로 달려가는 모습은 주민들의 눈에도 결코 아름답게 비치지 않을 것입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고 호랑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우는 끝내 여우일 뿐입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주민들의 기억은 끝나지 않습니다. 누가 처음부터 함께했는지, 누가 선거 결과가 나오자 가장 먼저 달려왔는지, 누가 묵묵히 땀을 흘렸는지를 주민들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합니다.

세상에는 잠시 빌릴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자리도, 권세도, 명함도 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끝내 빌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남의 공은 잠시 자신의 것처럼 꾸밀 수는 있어도 자신의 공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주민의 평가는 조금 늦을 뿐 결국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옛말에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우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숲속을 누빌 수는 있어도 끝내 호랑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권세는 빌릴 수 있어도 신뢰는 빌릴 수 없습니다.

독자의 메시지는 짧았지만, 그 질문은 오래 남았습니다.
선거는 표로 이길 수 있지만, 정치는 사람을 얻어야 비로소 이기는 것 아닐까요?

”주민은 선거 결과보다 사람의 품격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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