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이슈는 앞서 ‘GTX 청량리역 동쪽 출입구, 564억 재원 확보가 관건’ 기사를 통해 동대문구가 실시한 최종 타당성 용역 결과와 추가출입구 설치 가능성, 약 481억~564억원으로 산정된 사업비 문제를 보도했다.
당시 기사의 핵심은 동쪽 출입구의 필요성과 기술적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막대한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최대 과제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2023년부터 이어진 국토교통부와 동대문구의 협의 과정, 서울시의회 시정질문과 서울시의 답변, 이번 최종용역 내용을 종합해보면 재원 문제는 단순히 ‘564억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국토부는 이미 추가출입구에 대해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인정되고 ‘원인자가 비용을 부담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서울시도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재정분담을 확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1편에서 제기한 ‘재원 확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481억~564억원 가운데 과연 어느 시설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더 추가해야 한다. ‘재원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 GTX 공사가 진행된다면, 지금 무엇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가.’ 이번 후속기사는 이 두 문제를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 2023년부터 국토부 입장은 ‘원인자 부담’
관련 공식 기록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23년 11월 7일 동대문구에 GTX-C 실시설계 사전협의를 요청했다.
동대문구는 같은 달 23일 GTX 출입구가 청량리역 전면부에만 설치돼서는 안 되며, 전농·답십리동과 서울시립대·이삭공원 방향에도 접근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같은 해 12월 27일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조사를 통해 타당성이 인정되고 ‘원인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회신한 것으로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확인됐다.
당시 거론된 사업비는 이삭공원 방향 출입구 약 320억원, 서울시립대 방향 연결시설 약 70억원 등 총 약 390억원이었다.
서울시 교통실장도 당시 390억원은 자치구가 부담하기에 매우 큰 금액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문제는 약 3년 뒤 나온 이번 최종용역에서 사업비가 약 481억~564억원으로 커졌다는 점이다.
당시 검토안과 이번 최종안의 시설범위와 설계수준이 동일하지 않아 단순한 물가상승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 규모와 비용부담이 더욱 커진 것은 분명하다.
* 그런데 왜 동대문구가 ‘원인자’인가
국토부의 논리는 비교적 분명하다.
GTX 관련 시설사업 기본계획이 이미 고시된 이후 동대문구가 추가출입구를 요구했기 때문에 새로 요구한 측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절차상 그렇게 판단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주민 입장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GTX-B와 GTX-C가 모두 정차하는 수도권 광역교통 거점역을 계획하면서 기존 철도로 동서 생활권이 나뉜 청량리역의 특성을 감안해 왜 처음부터 동쪽 출입구를 하나도 설치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번 최종용역에서도 GTX 청량리역 출입구는 서쪽에만 계획돼 있고 전농동 방향에는 출입구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사는 영등포역과 신도림역 등 주요 역사가 양쪽 생활권의 접근성을 고려한 출입구 체계를 갖춘 것과 비교해 청량리역 GTX는 접근시설이 한쪽에 편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 국토부와의 협상은 단순히 ‘동대문구 재정이 부족하니 국비를 달라’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동쪽 출입구가 단순한 지역주민 편의시설인지, GTX-B·C가 정차하는 국가 광역철도 거점역의 기본 접근시설인지 사업의 성격부터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 서울시는 필요성 공감…그러나 재정분담 약속은 별개
서울시 역시 동쪽 출입구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남궁역 당시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정질문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왜 당초 계획에서 동쪽 출입구가 빠졌는지 의문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추가출입구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공감하고 국토부와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것과 서울시가 수십억 또는 수백억원을 부담하겠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현재까지 서울시가 481억~564억원 가운데 구체적인 금액이나 비율을 부담하겠다고 확약한 단계는 아니다.
더욱이 GTX 자체가 국가 광역철도 사업인 만큼 서울시 입장에서도 국가사업에 시비를 투입하려면 별도의 정책적 명분이 필요하다.
따라서 동대문구가 서울시에 단순히 ‘분담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564억원부터 나누지 말고 ‘시설 성격’부터 나눠야
여기서 동대문구의 재원확보 전략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피해야 할 것은 564억원을 놓고 국토부 얼마, 서울시 얼마, 동대문구 얼마라는 식으로 단순 배분하는 방식이다.
그보다 먼저 각 시설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
GTX 역사와 직접 접속하는 대합실·환승통로·연결시설은 국가 광역철도시설의 성격이 강한지,
동서지역을 연결하는 보행·환승시설은 서울시 광역교통이나 도시계획시설로 볼 수 있는지,
이삭공원 등 지상부 시설은 동대문구가 부담해야 할 지역시설인지 각각 나눠볼 필요가 있다.
GTX 본체와 직접 연결되는 시설은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의 부담 가능성을 따지고, 광역환승과 동서 보행연결은 서울시와 협의하며, 지역 지상시설은 동대문구가 검토하는 방식이다.
청량리역 주변 개발과 연계되는 부분은 공공기여를 활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564억원을 몇 대 몇으로 나눌 것인가’가 아니라 ‘무슨 시설을 누가 책임지는 것이 맞는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다.
그 뒤에야 동대문구가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을 산정할 수 있다.
* 서울시에는 ‘GTX 분담금’보다 공간혁신과 연계해야
서울시를 상대로 한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
서울시에 ‘국가 GTX 사업비 일부를 내달라’고만 요구하면 서울시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청량리역은 서울시가 동북권 광역중심으로 육성하려는 핵심 지역이고, 광역환승과 공간구조 개선 문제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동쪽 추가출입구를 청량리역 공간혁신, 광역환승체계, 동서 보행연결이라는 서울시 차원의 사업과 연계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이다.
청량리역 주변 개발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를 연결통로나 접근시설에 투입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에 필요한 요구는 단순한 ‘공사비 분담’보다 추가출입구와 연결통로를 청량리역 도시·교통계획의 정식 기반시설로 반영하는 것이 돼야 한다.
* GTX 공사 진행 중…‘나중에 연결할 길’부터 확보해야
여기에 이번 후속기사에서 반드시 추가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재원 확보와 GTX 본공사의 시간표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국비와 시비, 사업시행자 부담을 놓고 협상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GTX 본사업은 그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번 최종용역에서도 이 문제가 이미 드러났다.
용역사는 당초 기존 GTX 비상통로를 활용하거나 전기실 등 기능실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민간사업자 측은 기존 시설을 변경할 경우 GTX 본사업에 영향을 주거나 사업 지연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용역사는 사업시행자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주요 기능시설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연결계획을 수정했다.
이 사실은 상당히 중요하다.
추가출입구는 지상에 계단 하나를 만드는 공사가 아니라 지하 약 60m GTX 역사와 연결해야 하는 시설이다.
따라서 GTX 본체와 기계·전기시설이 모두 완성된 뒤 다시 연결하려면 공사 난이도와 비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동대문구가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에게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사업비 지원 여부만이 아니다.
향후 동쪽 출입구를 설치하기 위해 현재 GTX 공사 단계에서 미리 확보해야 할 구조나 공간이 무엇인지 공식적인 기술검토를 받아야 한다.
향후 연결통로가 들어올 위치, GTX 본체와 접속할 수 있는 공간, 기계·전기시설 배치, 구조물 선반영 가능성 등을 지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 최종용역만으로 ‘선시공’이나 ‘연결구조 사전 설치’가 어디까지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는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에 공식 질의해 문서로 답을 받아야 한다.
질문은 명확하다.
“향후 동쪽 추가출입구 설치를 위해 현재 GTX 설계·시공 단계에서 반드시 미리 반영해야 할 시설은 무엇인가.”
500억원대의 전체 재원이 지금 확보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나중에 연결할 수 있는 길까지 닫혀서는 안 된다.
* ‘재원 시간표’와 ‘공사 시간표’ 두 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동대문구는 두 개의 시간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하나는 국비·시비·사업시행자 부담과 공공기여 등을 확보하는 ‘재원 시간표’다.
또 하나는 GTX 본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향후 추가출입구와 연결 가능한 구조를 확보하는 ‘공사 시간표’다.
재원 협상은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공사 시간표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GTX 시설과 구조물이 모두 완성된 뒤에는 지금 가능한 방법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재원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술적인 준비까지 미뤄서는 안 된다.
* 구청장 중심의 통합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최종용역보고회에서 GTX-B·C가 지역에 중요한 기회인 만큼 동쪽 출입구가 없는 것은 교통복지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또 자체 부담으로 추진하기 쉽지 않은 규모인 만큼 국토부와 서울시 협력, 공간혁신사업과 개발사업 등 다양한 재원조달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방향이 아니라 실행체계다.
이 사업은 교통 관련 부서 하나가 맡기에는 국토부 철도사업, 서울시 도시계획·광역교통, 민자사업자 협의, 공공기여, 구 재정 등 얽힌 문제가 너무 많다.
구청장 또는 부구청장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전담체계를 만들어 국토부·서울시·사업시행자와의 협상을 하나의 전략 아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2년 기본계획 단계부터 2023년 동대문구의 추가출입구 요구, 국토부 회신,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2026년 최종용역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연혁으로 정리해 협상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정치권은 같은 약속보다 역할을 나눠야
지역 정치권도 이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국토교통부와 국가재원 문제를,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광역교통·도시계획·재원 문제를, 구청과 구의회는 구비 부담 최소화와 행정절차, 주민 의견수렴을 맡는 식이다.
모두가 똑같이 ‘출입구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어느 기관에서 무엇을 확보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국토부의 공식문서와 서울시 사업계획, 사업시행자의 설계, 실제 예산서다.
* 주민에게 추진 과정을 공개해야
추가출입구는 여러 선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지역 현안으로 거론됐다.
그 과정에서 상당수 주민은 동쪽 출입구가 당연히 설치되는 것으로 이해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았고 국토부는 원인자 부담을 이야기했으며 수백억원 규모의 사업비 문제가 남았다.
앞으로는 이 같은 정보의 차이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동대문구는 국토부와 언제 무엇을 협의했는지, 사업시행자는 어떤 답을 했는지, 서울시는 어떤 입장인지, 재원협의와 기술검토가 어느 단계인지 주민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GTX의 현재 공정과 향후 설계·구조 변경이 가능한 시점은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는 만큼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협의 중’이라는 말이 아니라 무엇을 요구했고 어떤 답을 받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 1편은 ‘얼마’, 2편은 ‘누가·어떻게·언제’
1편에서 확인한 것처럼 GTX 청량리역 동쪽 추가출입구의 현실적인 장벽은 약 481억~564억원에 이르는 사업비다.
그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후속기사에서 한 단계 더 확인한 것은 그 돈을 단순히 ‘마련하면 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국가가 부담할 시설은 무엇인지, GTX 사업시행자가 맡을 부분은 없는지, 서울시가 광역교통·공간혁신 차원에서 부담할 부분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동대문구가 실제 부담해야 할 몫은 얼마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동시에 돈을 마련하는 동안 GTX 본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는 사실도 놓쳐서는 안 된다.
전체 재원이 확보되지 않았더라도 향후 동쪽 출입구를 설치할 수 있는 구조적 가능성을 지금 공사 단계에서 확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업에는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필요한 동쪽 출입구는 반드시 만들되, 주민이 부담하지 않아도 될 비용까지 구민의 세금으로 떠안지 않는 것.’ 그리고 ‘재원을 마련하는 동안에도 향후 연결할 수 있는 길은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지키는 것이 앞으로 동대문구와 지역 정치권이 풀어야 할 과제다.
2023년 약 390억원으로 거론됐던 사업비는 이번 용역에서 최대 564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이제 다시 몇 년을 보내고 나서 또 다른 비용 증가와 기술적 어려움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듣고 싶은 것도 더 이상 ‘설치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어느 시설을 누가 부담하며, GTX 공사가 어느 단계에 이르기 전에 무엇을 반영하고, 실제 구비 부담을 어디까지 낮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GTX 청량리역 동쪽 출입구 문제는 이제 ‘재원 확보’라는 한 문장을 넘어 ‘부담 주체·재원 구조·공사 시기’를 함께 결정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
1편이 사업의 현실을 확인했다면, 이 후속편은 그 현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남긴다.
이제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검토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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