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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맡긴 4년…초심을 끝까지 지키는 정치가 되길

2026-06-30 22:36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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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은 주민이 주는 신뢰이고, 평가는 임기를 마치는 날 주민이 내립니다.


"민위귀(民爲貴), 사직차지(社稷次之), 군위경(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국가는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볍다."

― 『맹자』


7월 1일,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섭니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통해 주민의 선택을 받은 전국 4,566명의 지방선출직 공직자가 이날부터 2030년 6월 30일까지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시·도지사 16명(더불어민주당 12명, 국민의힘 4명), 구·시·군의 장 227명(더불어민주당 119명, 국민의힘 95명, 조국혁신당 2명, 무소속 11명), 시·도의원 804명(더불어민주당 521명, 국민의힘 272명, 진보당 6명, 무소속 5명), 구·시·군의원 3,006명, 광역의원 비례대표 129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384명이 주민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영광의 출발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낙선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도전하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정치는 승패를 가르지만 주민을 위한 길에는 끝이 없습니다. 당선된 분들에게는 주민이 맡긴 4년의 책임이 시작되었고, 낙선한 분들에게도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양의 정치사상은 오래전부터 권력보다 백성을 앞세웠습니다. 『정관정요』에서 당 태종은 신하들의 거침없는 간언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거울은 얼굴을 비추고, 사람의 말은 자신의 허물을 비춘다."고 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백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권위가 아니라 경청이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는 세종대왕이 그 정신을 가장 빛나게 실천했습니다.

세종의 정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 있습니다. "백성의 하늘은 밥이요,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다." 비록 후대가 세종의 애민정신을 함축해 표현한 말이지만, 그의 정치철학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하는 말도 드뭅니다. 백성이 먹고사는 일이 곧 나라의 근본이며, 지도자는 백성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종은 이를 행동으로 증명했습니다. 억울한 백성이 생기지 않도록 형벌과 감옥 제도를 거듭 살폈고, 흉년이 들면 세금을 덜어 주며 구휼에 힘썼습니다.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에도 일부 계층만이 아닌 모든 백성이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글자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에 앞서 각 지역의 실정을 살피고 백성들의 뜻을 폭넓게 듣고자 했던 것 또한 같은 이유였습니다. 정치의 중심에는 언제나 백성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지방자치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거창한 구호보다 약속을 끝까지 지킨 사람을 기억하고, 혈세를 자신의 돈처럼 아낀 사람을 기억하며, 골목의 작은 불편 하나도 외면하지 않은 사람을 기억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주민 곁에 서 준 사람을 오래 기억합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누구나 허리를 숙이고 주민의 손을 잡으며 수많은 약속을 합니다. 그러나 진짜 정치는 당선 다음 날부터 시작됩니다. 공약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고, 주민의 혈세는 더욱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며, 작은 민원 하나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주민을 하늘처럼 떠받들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주민이 맡겨 준 책임만큼은, 주민이 맡겨 준 밥값만큼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고, 홍보보다 성과가 많으며, 권력보다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가 지역을 바꾸고 지방자치를 성장시킵니다.

고사성어에 '유종의 미(有終之美)'가 있습니다.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사람이 진정한 성공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마무리는 마지막 하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첫날의 초심을 마지막 날까지 지켜 낼 때 비로소 유종의 미도 완성됩니다.

앞으로의 4년이 갈등보다 협력으로, 낭비보다 절약으로, 보여주기보다 실천으로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살기 좋은 지역이며, 정치가 삶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바꾸어 주는 것입니다.

2030년 6월 30일, 임기를 마치는 날 주민들이 "밥값은 했다.", "우리 동네를 위해 정말 애썼다."고 말해 준다면 그것보다 더 큰 훈장도, 더 큰 영예도 없을 것입니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모든 당선인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아쉽게 낙선한 모든 후보께도 다시 도전할 용기와 희망을 응원합니다.

권력은 잠시 머물지만 주민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권력은 언젠가 내려놓지만, 주민의 기억은 오래 남습니다.

주민이 맡긴 4년. 부디 처음 주민 앞에 섰던 그 마음을 끝까지 지켜 주십시오. 그것이 초심이고, 그것이 유종의 미이며, 주민이 다시 여러분을 찾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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