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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권력 곁에서 울지 않았다

2026-07-26 18:11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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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년 전 두 시인이 남긴 청렴과 절개의 경고
* 오늘도 매미는 우리에게 묻는다. "권세를 따를 것인가, 양심을 지킬 것인가"


권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귀도 영원하지 않았다.
이름을 떨치던 권세가들도 세월 속에 사라졌다.
그러나 천 년이 지난 지금도 한 마리 매미의 울음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당나라의 두 시인 우세남(虞世南)과 낙빈왕(駱賓王)은 매미를 단순한 여름 곤충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은 매미를 통해 청렴과 절개를 노래했고, 권세보다 인품을, 출세보다 양심을 선택한 삶을 시에 담았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천 년 전에 남긴 시가 오늘의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통한다는 사실이다.

* 우세남(虞世南)의 「선(蟬)」

垂緌飲清露 (수유음청로)
流響出疏桐 (유향출소동)
居高聲自遠 (거고성자원)
非是藉秋風 (비시자추풍)

(우리말)
늘어진 더듬이로 맑은 이슬을 마시고,
맑은 울림은 성긴 오동나무에서 흘러나온다.
높은 곳에 있으니 소리가 저절로 멀리 퍼질 뿐,
가을바람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다.

우세남은 매미를 통해 군자의 품격을 노래했다.
'높은 곳'은 권력이 아니라 높은 인격이고, '멀리 퍼지는 울림'은 권세가 아니라 덕에서 비롯되는 명성이다.

특히 마지막 두 구절,

居高聲自遠
非是藉秋風

"높은 곳에 있으니 소리가 멀리 퍼질 뿐, 바람의 힘을 빌린 것이 아니다."

이 짧은 스무 글자는 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려 왔다.
진정한 사람은 권력의 바람을 타지 않는다.
돈이나 배경, 인맥이 사람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쌓은 인품과 청렴이 사람을 높인다는 뜻이다.

* 낙빈왕(駱賓王)의 「옥중영선(獄中詠蟬)」

西陸蟬聲唱 (서륙선성창)
南冠客思深 (남관객사심)
不堪玄鬢影 (불감현빈영)
來對白頭吟 (래대백두음)
露重飛難進 (노중비난진)
風多響易沉 (풍다향이침)
無人信高潔 (무인신고결)
誰爲表予心 (수위표여심)

(우리말)
가을 매미가 울어대니,
옥에 갇힌 나그네의 시름은 깊어지고,
검은 머리였던 나도
어느새 흰머리로 탄식하게 되었네.
이슬이 무거워 날아오르기 어렵고,
바람이 거세어 울음소리마저 묻혀 버린다.
아무도 나의 고결함을 믿어주지 않으니,
누가 내 진심을 세상에 전해 줄 것인가.

낙빈왕은 감옥에서 이 시를 남겼다.
몸은 쇠창살 안에 갇혀 있었지만 그의 양심만큼은 누구도 가둘 수 없었다.

특히 마지막 두 구절,

無人信高潔
誰爲表予心

"아무도 나의 고결함을 믿어주지 않으니, 누가 내 진심을 밝혀 주랴."

이 절규는 억울한 한 사람의 탄식이 아니라, 끝까지 절개를 버리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권력은 그의 몸을 가둘 수 있었지만, 그의 정신까지 꺾지는 못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사람들은 더 높은 자리를 원하고, 더 큰 권력을 꿈꾸며, 더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우세남은 "바람을 빌리지 말라"고 말한다.
낙빈왕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도 뜻을 버리지 말라"고 말한다.

오늘날 정치도, 기업도, 사회도 화려한 말과 강한 힘을 앞세우지만, 결국 오래 기억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품격이고, 성공이 아니라 신뢰이며, 명예가 아니라 양심이다.

권세는 시대가 바뀌면 사라진다.
재산도 언젠가는 남의 것이 된다.
그러나 청렴은 역사에 남고,
절개는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황제의 이름보다 매미를 노래한 두 시인의 이름을 기억한다.

오늘도 창밖에서는 매미가 쉼 없이 울고 있다.
그 울음은 여름을 알리는 소리가 아니다.
천 년을 건너온 양심의 울음이며, 우리 시대를 향한 조용한 경고다.

"권세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양심과 품격을 지킬 것인가."

매미는 오늘도 대답 대신, 자신의 울음으로 그 답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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