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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왜 여름 내내 울까

2026-07-26 14:45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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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李商隱)의 「선(蟬)」이 들려주는 청렴과 절개의 울음

매미는 예부터 단순한 여름 곤충이 아니었다. 높은 나무 위에서 맑은 소리로 우는 모습 때문에 청렴(淸廉), 절개(節操), 고결(高潔)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중국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선비들은 매미를 통해 자신의 삶과 신념을 노래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작품이 당나라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선(蟬)」이다.

蟬(선)

                       李商隱(이상은)

本以高難飽 (본이고난포)
徒勞恨費聲 (도로한비성)
五更疏欲斷 (오경소욕단)
一樹碧無情 (일수벽무정)
薄宦梗猶泛 (박환경유범)
故園蕪已平 (고원무이평)
煩君最相警 (번군최상경)
我亦舉家清 (아역거가청)

이 시는 매미를 노래한 작품이면서도, 동시에 시인 자신의 삶을 담은 자화상이다. 이상은은 매미를 통해 높은 뜻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의 고독과 절개를 노래했다.

本以高難飽 (본이고난포)
徒勞恨費聲 (도로한비성)
본래 높은 곳에 살아 배를 채우기 어렵고,
애써 울어도 목청만 허비할 뿐이다.

'높은 곳'은 단순히 나무 위를 뜻하지 않는다. 높은 이상과 청렴한 삶을 상징한다. 뜻을 높이 품을수록 현실은 넉넉하지 않고, 바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세상이 쉽게 귀 기울여 주는 것도 아니라는 시인의 고백이다.

五更疏欲斷 (오경소욕단)
一樹碧無情 (일수벽무정)
새벽녘에는 울음소리마저 끊길 듯 희미해지고,
푸른 나무는 그 소리에도 아무런 정이 없다.

밤새 이어지던 매미의 울음은 새벽이 되면 점점 잦아든다. 그러나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푸르기만 하다. 이는 아무리 진심을 다해 외쳐도 세상이 쉽게 응답하지 않는 현실을 비유한 것이다.

薄宦梗猶泛 (박환경유범)
故園蕪已平 (고원무이평)
보잘것없는 벼슬살이는 떠도는 나무조각 같고,
고향은 잡초만 무성해졌으리라.

시인은 자신의 삶을 물 위를 떠도는 나무조각에 비유한다. 변변한 벼슬도, 안정된 삶도 없이 떠돌다 보니 오래 떠나온 고향은 이미 잡초가 뒤덮였을 것이라는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묻어난다.

煩君最相警 (번군최상경)
我亦舉家清 (아역거가청)
매미야, 너의 울음이 나를 가장 크게 일깨우니,
나 또한 온 집안이 청빈하게 살아간다.

이 시의 결론이다. 시인은 매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부귀보다 청렴을, 안정보다 절개를 택한 삶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매미처럼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끝까지 자신의 소리를 지키겠다는 다짐이 마지막 두 구절에 담겨 있다.

마지막 구절인,
我亦舉家清 (아역거가청)
'나 또한 온 집안이 청빈하게 살아간다.'에는 가난보다 뜻을 지키는 삶이 더 소중하다는 시인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매미는 바람의 힘을 빌려 울지 않는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여름 내내 자신의 소리를 낸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매미를 단순한 여름 곤충이 아니라,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절개와 신념을 지키는 군자의 상징으로 노래했다.

오늘도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는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는가, 아니면 높은 뜻을 지키려 하는가.“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도, 더 높은 자리도 아니다.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높은 뜻.

그것이야말로 매미가 여름 내내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장 깊은 울음이며, 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상은의 「선(蟬)」이 여전히 우리 가슴을 울리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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