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북권 주택시장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랑구와 성북구, 서대문구 등 인접 자치구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동대문구에서는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20억원을 넘는 거래까지 나타났다.
전세시장도 불안하다.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대문구 역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보증금이 크게 오른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토대로 동대문구의 매매·전세시장 변화를 서울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살펴봤다.
## 아파트값|동대문구 0.38% 상승…서울 평균의 2.3배
10월 12일 기준 동대문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약 0.38% 상승했다. 서울 전체 상승률 0.16%와 비교하면 약 2.3배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8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최근 주간 상승률은 0.09%에서 0.12%, 다시 0.16%로 확대되면서 오름폭이 커지는 흐름을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상승세를 이끄는 지역이 과거 강남권 중심에서 강북권과 서울 외곽의 중저가·중간 가격대 주택시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동대문구는 중랑구, 성북구, 서대문구, 도봉구, 노원구 등과 함께 서울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 지역에 포함됐다.
이 비교에서 확인되는 특징은 동대문구만의 단독 상승이 아니라 서울 동북권과 강북권의 여러 자치구가 동시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의 가격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아파트시장 내부에서도 지역별로 서로 다른 가격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와 중소형 아파트,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 역시 철도 접근성이 좋은 지역과 신규 대단지에 대한 관심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간 가격지수 상승률은 개별 아파트의 실제 거래가격 상승률과 다르다. 동대문구 전체 아파트가 일주일 만에 0.38%씩 오른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문동도 20억원 시대…청량리 중심 고가 거래 확산
동대문구 아파트시장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전용면적 84㎡의 20억원대 거래가 청량리역 주변을 넘어 이문동 신축 대단지에서도 나타났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는 지난 9월 18일 20억6천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의 지난해 9월 거래가격 15억원과 비교하면 5억6천만원 높은 금액이다. 상승률로 환산하면 약 37.3%다.
동대문구에서는 앞서 용두동 래미안엘리니티 전용 84㎡가 20억원에,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같은 면적이 21억4천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확인됐다.
보도된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 사례. 층수·동·향 등 개별 주택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거래는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동대문구 고가 아파트시장이 이문·휘경권 신축 주거단지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일부 최고가 거래만으로 동대문구 전체 아파트의 평균가격이 20억원에 근접했다고 볼 수는 없다. 신축 여부와 입지, 면적, 거래 시점에 따른 가격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동대문구의 주택시장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신축 대단지뿐 아니라 장안동과 답십리동, 전농동의 기존 아파트 거래 흐름도 함께 살펴야 한다.
전세값|7000가구 입주에도 전세 매물 70% 가까이 감소
동대문구 전세시장은 매매가격 상승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상황이다.
2025년 동대문구에서는 대규모 신축 아파트 두 단지가 준공되면서 약 7천 가구가 입주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내놓으면서 주변 전세가격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다. 실거주 의무 등으로 임대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제한되면서 대규모 입주에도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졌다.
부동산 매물 집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 1,116건에서 올해 10월 중순 350건으로 감소했다. 766건이 줄어 약 68.6% 감소한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서도 가장 큰 감소율로 보도됐다.
부동산 매물 집계 비교. 감소율은 제시된 매물 건수를 기준으로 계산. 실제 전세 계약 건수와는 다르다.
동대문구의 감소율은 서울 전체 감소율의 약 4.8배다.
이는 동대문구 전세시장에 나와 있는 선택 가능한 주택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다만 매물 감소가 모두 실제 주택 부족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거주 전환과 임대 방식 변경, 매물 등록 방식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값|이문아이파크자이 84㎡ 9억7천만원 거래
전세 매물 부족은 개별 신축 아파트의 거래가격에서도 나타난다.
총 4,169가구 규모인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입주 초기 6억~7억원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으나, 올해 5월에는 9억7천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10월 15일 기준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29건으로 보도됐다. 전체 가구 수와 비교하면 약 0.7%에 해당한다.
다만 전체 가구 수에는 자가 거주 가구도 포함되므로 이 비율을 전세주택 공실률로 해석할 수는 없다.
주목할 점은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신규 입주 단지가 충분한 전세 공급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주변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세값|성북·노원·중랑도 강세…서울 전세시장 동반 상승
전세가격 상승은 동대문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8% 상승했다. 전주 상승률 0.1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강북 14개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은 0.26%로 강남 11개 자치구 평균 0.1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2026년 10월 12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동대문구의 해당 주 전세가격 상승률은 이번에 확인한 자료만으로 특정하지 않아 표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약 1년간의 누적 전세가격 상승률에서도 지역 간 차이가 확인된다.
성북구는 16.21%, 노원구는 15.14% 상승했다. 송파구 12.89%, 성동구 12.71%, 강북구 12.20%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개 구의 전세가격이 같은 기간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대문구는 전세가격의 정확한 누적 상승률뿐 아니라 전세 매물 감소 규모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매물이 부족하면 이사를 앞둔 세입자들이 실제 체감하는 주거 부담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전세 동반 상승…동대문구 주택시장의 과제
이번 통계에서 나타나는 동대문구 주택시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강남권이 주춤하는 사이 동대문구를 포함한 강북권의 중간 가격대 주택과 신축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둘째, 청량리역 주변뿐 아니라 이문동에서도 전용 84㎡ 20억원대 거래가 나타나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신축과 기존 아파트 사이의 가격 격차도 함께 살펴야 한다.
셋째, 대규모 신규 입주에도 전세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집을 사려는 주민뿐 아니라 전세로 거주하려는 주민에게도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동대문구에서는 이문·휘경·전농·답십리·청량리 등 여러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늘더라도 실제 입주 시점과 임대시장에 나오는 물량,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따라 주민이 체감하는 주거 여건은 달라질 수 있다.
아파트값 상승은 주택 소유자에게 자산가치 상승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무주택 주민과 청년·신혼부부에게는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지는 문제이기도 하다.
동대문구의 주택시장 변화를 단순히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로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률뿐 아니라 실제 거래량, 전세 매물, 신규 입주물량, 정비사업 이주 수요를 함께 살펴보는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동대문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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