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보조배터리 화재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보관용 파우치의 화재 확산 억제 성능을 검증하는 실험에 나섰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19일 서울소방학교 화재감정연구센터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보관 파우치 화재 적응성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로 보조배터리 이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화재 발생 시 파우치가 연기와 화염 확산을 얼마나 지연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관련 성능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진행됐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는 총 107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사망 2명, 부상 5명 등 7명의 인명피해와 약 2억7천7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연도별 화재 건수는 2023년 15건, 2024년 37건, 2025년 55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위해 사례도 2021년 22건에서 2024년 136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특히 보조배터리는 침대, 소파, 가방 등 가연물이 많은 장소에서 사용·보관되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급격한 연소 확산 위험이 높다. 여름철에는 고온 환경으로 인해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로 최근 서울 지하철에서도 보조배터리 화재와 연기 발생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6월 지하철 1호선 객실에서는 승객이 소지한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했으며, 5월에는 지하철 2호선 객실에서 보조배터리로 추정되는 물품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실험에서는 시중에 판매 중인 보조배터리 보관 파우치 4종을 대상으로 화재 상황을 재현했다. 가방 안에 보조배터리를 넣은 상태에서 충격과 과충전으로 화재를 유도한 뒤 파우치 사용 여부에 따른 연기 누출, 화염 확산, 온도 변화, 방염 성능 등을 비교·분석했다.
실험 결과 방염 기능이 있는 파우치는 일정 수준 화재 확산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제품별 성능과 규격 차이가 커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성능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시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보조배터리 보관 파우치의 성능 기준 마련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공항공사, 서울교통공사, 코레일 등 관계기관과 함께 보조배터리 화재 대응 체계와 안전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홍영근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보조배터리는 생활 필수품이 되었지만 화재 발생 시 짧은 시간 안에 연기와 화염이 확산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일정한 성능 기준을 갖춘 안전 파우치가 보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시민 대상 안전수칙 홍보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여름 휴가철 보조배터리 사용 증가에 대비해 실험 영상과 자료를 활용한 안전 홍보를 강화하고, 올바른 충전·보관·휴대 방법을 시민들에게 적극 안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