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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대문페스티벌, 장한로 11만명 달궜다

2026-10-04 08:11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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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로 700m의 ‘자동차의 길’ 하루 동안 문화예술 공간으로
* 최정원 갈라쇼 이어 자우림 피날레…메인무대 앞 960석 일찌감치 가득
* 대형 전광안내판·안전요원 배치 호평…공연 15분 지연은 ‘옥의 티’


평소 자동차로 가득했던 동대문구 장한로 6차선 도로가 하루 동안 거대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했다.

동대문구와 동대문문화재단이 3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장한로 우리은행사거리~장안동사거리 약 700m 구간에서 개최한 ‘2026 동대문페스티벌’이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갈라쇼와 자우림의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1만명이 다녀가며 장한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문화의 새로운 질주’.

조선시대 군마가 달리던 장한평에서 근현대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이어진 지역의 역사를 ‘말에서 자동차로, 자동차에서 문화로 이어지는 질주’로 재해석했다. 장한로 약 700m 구간을 차량 대신 시민과 문화예술이 채우는 축제장으로 만든 것이다.

오전 11시가 되자 ‘빅보스 타임! : 길을 열다’가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빅보스마칭밴드가 힘찬 연주와 함께 장한로를 행진하며 길을 열자 거리 곳곳에 모여 있던 시민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자동차가 사라진 도로 위로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면서 ‘2026 동대문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이어 동대문구 아버지합창단, 시니어 예그리나합창단, 구립소년소녀합창단, 구립여성합창단을 비롯해 지역 예술인과 전문 공연단체들의 무대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메인무대뿐만 아니라 장한로 곳곳에서는 거리극과 마임, 서커스, 전통마술, 풍물, 스트릿댄스, 국악과 힙합을 결합한 공연 등이 펼쳐졌다.

특히 올해 축제는 ‘보는 축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민들이 직접 도로 위에서 놀고 쉬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크게 늘렸다.

1980~90년대 롤러장의 추억을 되살린 ‘DDM로라장’에서는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롤러스케이트를 탔고, ‘게으른 바닥’과 ‘도시캠핑’에서는 가족들이 평소 자동차가 달리던 도로에 앉거나 누워 가을 축제를 즐겼다.

올해 처음 선보인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도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이 자신의 자동차 트렁크를 작은 상점과 전시공간으로 꾸며 소장품을 판매하거나 나누고, 물건과 차량에 담긴 이야기를 시민들과 공유했다. 장안동의 자동차 산업이라는 지역 정체성을 시민들의 ‘내 차’와 연결한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축제장에 별도의 대규모 먹거리 공간을 설치하지 않고 장한로 주변 음식점과 상가를 이용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축제를 지역상권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로, 행사 진행자도 현장에서 주변 식당 이용을 안내했다.

해가 지면서 장한로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오후 7시 50분께 메인무대 앞에 마련된 960석의 의자는 이미 관객들로 가득 찼고, 좌석 뒤편과 주변에도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어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앙상블과 함께 갈라쇼를 펼쳤다. 최정원은 자신의 어머니와 얽힌 사연을 들려주며 정훈희의 ‘꽃밭에서’를 부르고, 뮤지컬 ‘페임’과 ‘알라딘’의 넘버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호흡했다. 자신이 동대문구 일대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인연도 소개했다.

최정원은 평소 자동차가 오가던 장한로가 관객들로 가득 찬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은 주인공이 바로 여러분들”이라며 시민들에게 무대를 돌렸다.

최정원의 갈라쇼가 끝난 뒤에는 최동민 동대문구청장과 김창규 동대문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김경진 국민의힘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서울시의회 이영남·오중석·이의안·박규남 의원, 동대문구의회 이재선 부의장, 장성운 운영위원장, 이주환 행정기획위원장, 서정인 복지건설위원장, 손세영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노연우·안태민·이도연·안외돈·김채환·박주호·박영화·윤순옥·김순자 의원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주민들에게 인사했다.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이태인 전 동대문구의회 의장, 동대문구 홍보대사인 배우 손병호 등도 축제에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한편 국민의힘 최영숙·한지엽·박영훈·전범일 구의원 등은 별도 행사 참석 일정으로 이날 행사에 함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 축사 대신 참석 내빈을 대표해 김창규 의장과 최동민 구청장이 짧은 인사로 시민들과 축제의 마지막 ‘질주’를 함께했다.

김창규 의장은 “이제 진짜 달릴 시간만 남은 것 같다”며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동대문구민 여러분과 함께 마지막 질주의 문을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최동민 구청장은 “오늘 이 자리 동대문구가 문화의 향기로 넘치고 있다”며 “새로운 동대문을 향해 동대문페스티벌과 함께 여러분의 모든 기운을 모아보겠다”고 말한 뒤 시민들과 함께 “동대문페스티벌 파이팅”을 외쳤다.

공식행사가 끝나자 기다리던 자우림이 무대에 올랐다.

김윤아는 “하루 동안 차가 멈춘 이 거리에서 여러분의 에너지로 새로운 장한로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Hey, Hey, Hey’, ‘일탈’, ‘매직 카펫 라이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자우림의 대표곡을 선보이며 장한로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궜다. 관객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고 환호하며 축제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동대문문화재단은 행사 운영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축제장 중간에 설치한 큼지막한 전광안내판은 700m에 이르는 긴 행사장에서 프로그램과 행사 정보를 확인하기 편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전관리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행사장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전선이 지나가 요철이 생긴 부분에는 관람객들이 발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 안내 인력을 배치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는 평가다. 저녁 공연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자 사회를 맡은 이성은 아나운서도 여러 차례 관람객들에게 안전과 질서 유지를 당부했다.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시민들의 모습도 차분하고 질서정연했다. 저녁 메인공연을 앞두고 관객이 크게 늘었음에도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르며 공연을 기다렸다. 무대 위 화려한 공연 못지않게, 축제를 즐기면서도 질서를 지킨 시민들의 성숙한 모습이 이날 장한로를 더욱 빛냈다.

다만 메인무대 앞 좌석은 960석이 마련됐지만 저녁 공연을 앞두고 일찌감치 모두 차면서 관객 규모를 고려해 좌석을 좀 더 늘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또 오후 8시로 안내됐던 메인 공연이 예정시간보다 약 15분 늦게 시작된 점은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공연을 기다렸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의 ‘옥의 티’로 남았다.

올해 동대문페스티벌은 유명 가수의 공연에만 의존하기보다 평소 차량이 차지했던 6차선 도로를 시민에게 돌려주고 공연·놀이·휴식·캠핑·전시·장터를 한 공간에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차가 멈춘 장한로에 사람이 모였고, 아스팔트 위에는 음악과 웃음이 채워졌다.

‘문화의 새로운 질주’라는 올해 축제의 주제처럼 장한로 700m는 이날 하루 자동차의 길에서 사람과 문화의 길로 달라졌다.

다만 긴 시간 이어지는 축제인 만큼 프로그램의 시간대별 안배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공연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2027년에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지는 방식으로 축제를 기획한다면, 중간 지점인 오후 4시께 관객의 눈길을 확 끌 수 있는 대표 낮 공연이 하나쯤 필요해 보인다”며 “저녁 메인공연만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고 낮부터 밤까지 축제의 열기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11시간의 긴 축제. 낮의 흥을 어떻게 저녁의 열기로 이어갈 것인지가 내년 동대문페스티벌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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