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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전통 되살린 청룡문화제…용두동에 울려 퍼진 화합의 함성

2026-10-25 11:26 | 입력 : 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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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용두초등학교서 제36회 청룡문화제…어가행렬·동방청룡제향 재현
* 이천 모가농협, 올해 수확한 햅쌀 임금에게 진상…어려운 이웃에 전달 예정
* 전통놀이·문화공연·먹거리 장터·행운권 추첨 등 주민 화합의 장 마련


조선시대 임금이 나라의 태평과 백성의 풍요를 기원하던 의식이 600여 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용두동에 펼쳐졌다.

2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청룡에 깃든 화합의 울림'을 주제로 제36회 청룡문화제가 열렸다.

가을이 깊어가는 교정에는 임금의 행차를 재현한 어가행렬이 이어지고, 전통 제례복을 갖춰 입은 제관들이 동방청룡제향을 올리며 지역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이번 행사는 동대문문화원과 사단법인 청룡문화제보존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동대문구가 후원했다.

오전 10시 30분 용두동주민센터를 출발한 어가행렬은 용두초등학교까지 이어졌다. 전통 복식과 의장을 갖춘 행렬은 조선시대 임금의 행차를 재현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오전 11시 10분부터 동방청룡제향이 봉행됐다. 임금 입장과 입취위, 폐백례에 이어 초헌례·아헌례·종헌례·음복례·망요례 순으로 제례가 진행됐다.

특히 제향을 마친 뒤에는 경기도 이천시 모가농협 황순철 조합장이 임금에게 올해 수확한 햅쌀을 진상하는 의식이 이어졌다.


모가농협은 해마다 그해 수확한 품질 좋은 이천쌀을 청룡문화제에 진상하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진상된 햅쌀은 동대문구 관내 어르신 복지시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으로, 옛 진상 의식이 오늘날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이어지는 의미를 더했다.

정오부터 열린 개막 기념식에서는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 경과보고, 개회사, 축사, 개막 선언 등이 이어졌다.

오후 1시부터는 동대문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시작으로 고고장구, 난타, 대금연주, 진도북놀이, 판소리, 풍류연가 등 지역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가야금 병창과 민요장구, 사물판굿 등 전통공연과 초청 가수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오후 3시부터는 행운권 추첨이 진행됐으며, 이후 초청공연과 함께 오후 5시까지 행사가 이어졌다.

행사장에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윷놀이와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다양한 전시·홍보부스도 운영됐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도 주민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둘러앉은 주민들은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고, 오랜만에 만난 이웃들은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았다. 전통 제례와 문화공연이 축제의 볼거리였다면, 먹거리 장터는 이웃 간 정을 나누는 또 하나의 화합 공간이었다.


앞서 23일에는 용두동주민센터에서 임금 교지식이 열려 정해옥 씨가 제36회 임금으로 선정됐다.

청룡문화제의 뿌리는 조선 태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양의 동쪽 지역에 오방토룡단을 설치하고 나라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으며, 오늘날 용두동 일대에 동방청룡단이 조성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겼으나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1991년 용두제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999년부터 동대문문화원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으며, 2012년 이후에는 주민 참여형 전통문화 축제로 발전해 왔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종일 동대문문화원장과 김영섭 청룡문화제보존회장,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안규백 국회의원, 국민의힘 김경진·이필형 당협위원장, 김창규 동대문구의회 의장, 서울시의회 이영남·오중석·이의안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동대문구의회에서는 서정인·손세영·최영숙·한지엽·전범일·노연우·안태민·이도연·김채환·박주호·윤순옥 의원이 함께했으며, 지역 기관·단체 대표와 주민들도 자리를 빛냈다.

윤종일 동대문문화원장은 개회사에서 "청룡문화제는 지역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선조들의 마음을 오늘날까지 이어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전통문화의 가치를 지키면서 더 많은 구민이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영섭 청룡문화제보존회장은 행사 준비에 힘쓴 관계자들과 참석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동민 구청장은 "선농대제와 더불어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행사인 청룡문화제를 앞으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창규 의장도 "청룡문화제는 전통을 오늘에 되살리고 세대와 이웃을 하나로 잇는 동대문의 자랑스러운 축제"라며 전통문화의 보존과 발전을 강조했다.

가을날 펼쳐진 전통놀이와 공연은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우리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선사했다.

600여 년 전 나라의 태평과 마을의 풍요를 빌던 마음은 오늘날 이웃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함께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용두동의 가을은 오래된 역사와 오늘의 삶이 어우러진 하루로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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