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량리·고산자로 ‘도시질서 재편’ 완성단계…4년 정비, 걷기 좋은 거리로 바꾸다
    • - 불법시설·거리가게·도로환경 ‘입체 정비’…주민 체감 변화 현실화
      - 정비대상 578개 중 284개 완료…무허가 62%·적치물 사실상 전량 해소
      - 도시경관과·상인 협력 성과…현장 합의로 만든 도시정비 모델

    • 동대문구 청량리와 고산자로 일대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단속 중심의 일회성 정비를 넘어 불법시설 정비, 거리가게 질서 확립, 도로 환경개선이 동시에 추진되는 ‘입체적 도시정비’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변화의 출발점은 청량리현대시장 일대였다. 시장 골목과 도로변에는 불법 구조물과 각종 적치물이 장기간 방치되며 보행 불편과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동대문구는 단순 단속이 아닌 ‘사전 계도 → 자진 정비 유도 → 단계적 행정조치’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정비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정비는 구간별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며, 혼잡도가 높은 구간부터 집중 정비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특히 시장 내부 주요 통로와 진입부, 상습 적치 구간 등을 중심으로 단계별 철거와 현장 정비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점진적 변화가 누적됐다.

      그 결과 시장 내부 통로는 눈에 띄게 넓어졌고, 시야를 가리던 구조물이 사라지면서 공간의 개방감이 크게 개선됐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던 협소 구간과 보행자·상인이 뒤섞이던 혼잡 구간이 정비되면서 비상 대응 여건도 개선됐다. 주민들은 “유모차를 끌고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졌다”, “시장 환경이 깔끔해져 다시 찾고 싶다”고 말한다.

      ■ 거리가게 정비, ‘숫자와 구조로 완성된 변화’
      이와 맞물려 거리가게 정비도 속도를 내며 거리질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2026년 4월 기준 동대문구 내 정비대상은 총 578개소이며, 이 가운데 284개소가 정비 완료돼 약 49.1%의 정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무허가 구역은 317개소 중 197개소가 정비돼 62.1%에 달하는 높은 정비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밀집구역과 일반구역을 구분한 전략적 접근이다.

      보행 불편이 집중된 핵심 구간을 우선 정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정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밀집구역: 408개 중 199개 정비 완료
      일반구역: 170개 중 85개 정비 완료

      이 같은 구조적 접근을 통해 단순한 수량 감소가 아니라 보행 흐름 자체를 바꾸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또한 오랜 기간 민원의 원인이었던 적치물은 사실상 전량 정비가 완료되며(100% 수준) 거리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거리가게 역시 312개 중 192개가 정비 완료되며 보행 공간 확보와 시야 개선, 거리 미관 향상 등 주민 체감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5년간 거리가게 수가 48개소(약 11.1%) 감소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단순 단속이 아니라 거리 구조 자체가 질서 있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청량리에서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처음에는 자리를 줄이는 게 부담이었지만, 지금은 손님들이 더 편하게 다니니까 오히려 장사에 도움이 된다”며 “조금씩 양보한 결과가 지금의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5년에 걸친 단계별 정비…“준비에서 완성까지”
      무엇보다 이번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연도별 정비 실적을 보면 동대문구의 전략과 실행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2년: 11개소 정비
      → 실태조사와 기준 마련 중심의 ‘준비 단계’
      2023년: 104개소 정비
      → 대규모 정비 착수, 주민 체감 변화 시작
      2024년: 85개소 정비
      → 밀집구역에서 일반구역까지 정비 확대
      2025년: 71개소 정비
      → 질서 유지와 관리체계 병행, ‘안정화 단계’ 진입
      2026년(4월 기준): 13개소 정비
      → 잔여 구간 정리 중심의 ‘마무리 단계’

      이처럼 ‘준비→집중정비→확산→안정화→마무리’로 이어지는 단계적 추진 과정 속에서, 단순한 단속이 아닌 구조적인 도시질서 재편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 갈등에서 협력으로…도시경관과와 상인의 ‘현장 합의’
      이번 정비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추진 방식이다. 거리가게 정비는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초기에는 갈등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동대문구청 도시경관과 직원들은 현장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이어갔고, 일방적인 단속이 아닌 협의 중심의 접근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상인들도 영업공간 일부를 줄이거나 위치를 조정하는 등 현실적인 양보에 나섰다.

      도시경관과 관계자는 “현장에서 상인들과 계속 만나고 설명하면서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결과적으로 강제 정비가 아닌 합의를 통한 정비로 이어졌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협력 구조는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 기반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 고산자로 환경개선…구간별 단계 정비로 완성도 높인다
      고산자로 일대 환경개선사업은 이러한 변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해당 사업은 청량리 주요 간선도로 전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되며, 보행환경 개선과 도시경관 정비를 동시에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은 2026년 2월부터 6월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며, 구간을 나눠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구조다.

      특히 이미 완료된 1단계 구간(핵심 보행 밀집 구간)에서는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행로가 정비되고 노후 시설이 정리되면서 보행 폭이 넓어졌고, 난립하던 적치물과 시설물이 제거되며 거리의 개방감이 크게 향상됐다.

      보행자·차량·노점이 뒤섞이던 혼잡 구조는 정리되고, 보행 중심의 안전한 거리로 재편됐다. 야간에는 조도 개선 효과까지 더해지며 거리 분위기가 밝아졌고, 상권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구간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정비가 이어지고 있으며, 사업 완료 시 고산자로 전 구간이 통일된 보행환경과 도시경관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인근 상인은 “저녁에도 사람들이 더 머무르는 느낌이 있다”며 “거리 환경이 바뀌니까 장사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 정책 평가…“단속 아닌 구조개선, 도시정비 모델 제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환경정비를 넘어 ‘도시정비 방식의 전환’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행정 주도의 일방적 정비가 아니라 주민과 상인이 참여하는 협력형 구조를 통해 정책의 지속성과 수용성을 확보했고, 보행권 회복과 상권 활성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행권 확보, 안전 개선, 도시 이미지 향상,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생활환경 혁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남은 과제
      현재 정비 완료율은 약 49.1% 수준으로, 절반 가까운 294개소는 여전히 정비 대상에 남아 있다. 이는 이번 정책이 이미 일정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료’가 아닌 ‘진행형’ 단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정비 속도와 추진 방식에 따라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의 지속 여부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거리가게 정비는 구조적으로 생계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떠안았다는 인식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생계 지원, 대체 공간 마련, 형평성 기준 정립 등 보다 세밀한 보완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가장 큰 리스크로 ‘사후관리’를 꼽는다.

      정비 이후 관리가 느슨해질 경우 불법 적치물의 재발, 노점 재확산, 거리질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정비 이후 재점유 현상이 반복된 사례도 있어, 지속적인 관리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기된다.

      종합적으로 이번 정비사업은 보행권 회복과 도시경관 개선, 상권 환경 변화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를 거뒀으며, 단속 중심 행정에서 협력 기반 정비로의 전환이라는 정책적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다만 앞으로는 남은 절반의 정비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생계와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그리고 사후관리 체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따라 정책의 최종 성과와 지속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이번 정비사업은 주민과 상인, 행정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와 추가 정비를 통해 청량리와 고산자로 일대를 걷기 좋고 안전한 도시공간으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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