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고,
나비는 머물고,
벌은 날아간다.
들꽃은 누가 보든 말든 제 철이 되면 피어난다. 나비는 마음이 머무는 꽃에 잠시 내려앉고, 벌은 하루 종일 바삐 날아다니며 꿀을 모은다. 하지만 꽃은 스스로 아름답다 말하지 않고, 나비는 언제 떠날지 약속하지 않으며, 벌 또한 자신의 수고를 자랑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은 자기 몫을 다할 뿐이다.
그런데 사람은 종종 다르다.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떠난 뒤에야 그 빈자리를 헤아린다. 꽃이 필 때는 영원히 필 것 같고, 나비가 머물 때는 늘 곁에 있을 것 같으며, 벌이 찾아올 때는 그것이 당연한 일처럼 여긴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히 피어 있는 꽃은 없고, 영원히 머무는 나비도 없다.그래서 아쉬움은 늘 뒤늦게 찾아온다.
"그때 조금 더 잘할 걸."
"그때 한 번 더 웃어줄 걸."
"고맙다는 말 한마디라도 할 걸."
사람은 떠난 뒤에야 깨닫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김삿갓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아마 이렇게 웃었을지도 모른다.
«꽃이 진 뒤에 물 주고,
나비 떠난 뒤에 손 흔들고,
벌 날아간 뒤에 고맙다 하면,
그 또한 재주라면 재주로다.»
웃자고 하는 말 같지만 곱씹어 보면 제법 아픈 이야기다.
우리는 종종 내일도 같은 꽃이 피어 있을 것처럼 살고, 다음 계절에도 같은 사람이 내 곁에 있을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나 자연은 늘 같은 말을 들려준다.
꽃은 피고,
나비는 머물고,
벌은 날아간다.
그리고 계절은 말없이 지나간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꽃이 필 때 꽃을 보고, 나비가 머물 때 반갑게 맞아주고, 벌이 날아들기 전에 먼저 감사할 줄 안다. 결국 인생은 거창한 성공보다도, 곁에 있는 것을 알아보는 눈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오늘 피어 있는 꽃 한 송이,
오늘 곁에 있는 사람 한 명,
오늘 나를 위해 애쓰는 누군가의 마음.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내일의 후회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花有時.
꽃은 제 철을 알고 피는데,
사람은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안다.
있을 때는 모르고, 없어져야 비로소 안다.
그것이 사람이고, 그래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