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이영남 의원(더불어민주당·동대문1)이 동북권 광역교통망 완성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가 더 이상 ‘계획’에 머물지 말고 실제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영남 의원은 27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상대로 동대문구와 동북권의 주요 교통 현안 5가지를 제시하고 서울시의 적극적인 정책 결정과 실행을 요구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5대 과제는 ▲수인분당선 왕십리~청량리역 구간 전용 단선 신설 ▲동북선 103정거장 제기동역 서울약령시·경동시장 방향 출입구 신설 ▲동북선 104정거장 고려대역 제기한신아파트 방향 출입구 신설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입구 엘리베이터 설치 ▲1호선 청량리역 1번 출입구 엘리베이터 등 수직이동시설 확충이다.
이 의원은 청량리와 제기동 일대가 더 이상 서울의 변두리 교통거점이 아니라 기존 1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에 이어 GTX-B·C, 동북선 등 광역교통망이 집중되는 동북권 핵심 교통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 노선만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시민이 역사 안팎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성과 이동편의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 수인분당선 사업비 약 1천억원→495억원…“이제 서울시가 협의 주도해야”
이 의원은 먼저 수인분당선 왕십리~청량리역 구간 전용 단선 신설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다.
해당 사업은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지만 국가철도공단의 사전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사업비가 약 1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경제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장기간 답보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동대문구가 자체 검토와 용역을 통해 기존 선로 이격거리를 축소하는 대안을 마련하면서 총사업비를 약 495억원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확인됐고, 경제성도 B/C 0.91 수준까지 개선된 것으로 검토됐다.
이 의원은 “과거의 사업비 구조와 경제성만을 근거로 이 사업을 계속 미룰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제 필요한 것은 누군가 먼저 나서 관계기관 간 협의를 이끌어내는 일이고, 그 역할을 서울시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인분당선 왕십리~청량리 연결은 단순한 동대문구 지역사업이 아니라 청량리역의 환승체계를 완성하고 서울시민은 물론 남양주·구리·의정부·가평 등 수도권 동북부 주민들의 이동편의를 높이는 광역교통사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시정질문에서도 같은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고 당시 오세훈 시장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며, 이후 서울시가 국토교통부·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동대문구 등과 실제로 몇 차례 실무협의를 했는지, 무엇이 진전됐고 어떤 쟁점이 남았는지를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단순한 협조기관에 머무르지 말고 관계기관 협의를 주도할 전담협의체를 구성하거나 실무협의를 정례화하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제기동역, 서울약령시·경동시장 방향 출입구 필요
두 번째 과제로는 동북선 103정거장 제기동역의 서울약령시·경동시장 방향 출입구 신설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현재 계획상 출입구가 동대문구청과 용두동 방면 중심으로 검토·건설되고 있는 반면, 서울약령시와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 방향은 실제 이용수요가 높음에도 직접 연결되는 출입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장바구니를 든 어르신과 손수레·카트 이용객, 관광객 등이 역에서 나온 뒤 경동시장 사거리 교차로를 건너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출입구 위치는 단순한 시설 배치 문제가 아니라 시민 보행동선과 안전, 유동인구, 지역상권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도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장물 등을 이유로 출입구 설치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위치 조정이나 구조 변경 등 기술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향후 실시설계와 공사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상인, 이용자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할 협의절차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 고려대역, 제기한신아파트 1,370세대·미래 개발수요 반영해야
세 번째는 동북선 104정거장 고려대역의 제기한신아파트 방향 출입구 신설 문제다.
이 의원은 제기한신아파트 1,370세대를 비롯해 주변에 다수의 중소형 주택이 밀집해 있고 여러 재개발·정비사업도 추진 중인 만큼 향후 인구와 통행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 정거장 계획에는 주요 주거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출입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며 최소 한 곳 이상의 추가 출입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통학로와 학생·학부모, 고령층의 생활동선까지 고려해야 하며 출입구가 평상시 편의시설뿐 아니라 재난이나 화재 발생 시 대피를 돕는 안전시설의 기능도 하는 만큼 현재 인구만이 아니라 향후 개발계획과 생활권 변화를 반영한 장래수요 분석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제기동역 2번 출입구 “설계 끝났다면 이제 예산·공사 단계로”
네 번째 과제는 1호선 제기동역 2번 출입구 엘리베이터 설치다.
이 의원은 제기동역이 경동시장과 서울약령시, 의료시설 등이 밀집해 고령층 이용객 비중이 높은 역사임에도 2번 출입구에는 에스컬레이터만 설치돼 있어 휠체어 이용자와 유모차 이용객, 무거운 장바구니나 손수레를 사용하는 고령층에게 충분한 이동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기동역장과 직원들이 안전사고 예방 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겪고 있다는 현장 상황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가 이미 2024년 제기동역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설계를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계까지 마쳤는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멈춘다면 시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속히 예산을 확보해 공사에 착수하고, 제기동역뿐 아니라 고령층과 교통약자 이용 비중이 높은 역사를 우선 선정해 승강기 등 이동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서울시 차원의 중장기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청량리역 1번 출입구 ‘마의 108계단’…정밀조사·설계용역 촉구
다섯 번째 과제는 1호선 청량리역 1번 출입구의 엘리베이터 등 수직이동시설 설치다.
이 의원은 청량리역 1번 출입구 이용객들이 지상에서 73개 계단을 오르내린 뒤 승강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35개 계단을 이용해야 해 모두 108개의 계단을 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과물시장을 찾는 고령층과 무거운 짐을 든 시민, 캐리어를 끄는 관광객,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를 ‘마의 108계단’으로 표현하며 GTX-B·C 등 광역철도망 확충으로 청량리역의 환승 수요가 더욱 늘어날 상황에서 수직이동시설 개선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1번 출입구 주변 지장물과 지하구조, 지하매설물 등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엘리베이터 등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설계용역을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향후 청량리역 광역환승체계 구축과 연계해 역사 주변 보행환경과 수직이동시설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고, 광역교통 거점으로 개발되는 역사는 철도 개통 이후 뒤늦게 시설을 보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교통약자 이동편의시설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정책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5가지 과제는 서로 다른 민원 아니다”
이영남 의원은 이날 제시한 5개 과제가 서로 별개의 지역 민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인분당선 왕십리~청량리 전용 단선은 청량리를 동북권 광역교통 허브로 완성하는 과제이고, 동북선 제기동역 출입구는 대중교통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연결하는 과제이며, 고려대역 출입구는 미래 인구 증가와 주민 안전·생활권 이동을 고려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제기동역과 청량리역의 엘리베이터 설치 역시 전통시장 활성화와 고령층·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기본적인 이동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제는 몇 개의 철도 노선을 더 만들었느냐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그 철도가 시민의 집 가까이까지 연결되는지, 시민이 역에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는지, 어르신과 장애인이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에게 수인분당선 사업의 관계기관 협의를 서울시가 주도하고 구체적인 추진 로드맵을 마련할 것, 동북선 제기동역과 고려대역 출입구는 현재 설계만 고수하지 말고 실제 이용수요와 미래 도시변화를 반영한 대안을 마련할 것, 제기동역과 청량리역의 엘리베이터 등 이동시설은 더 이상 검토를 반복하지 말고 설계·예산·공사의 실행단계로 나아갈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 의원은 “동북권 시민들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약속을 기다리고 있지 않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검토가 아니라 결단이며, 계획이 아니라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GTX와 수인분당선, 동북선 등 광역·도시철도망이 확충되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핵심은 단순히 노선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시민이 얼마나 쉽고 안전하게 철도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점에서 서울시의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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