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곳곳에서 장학금 전달식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이 모은 기금, 상인회의 후원, 직능단체의 기부가 ‘동네 장학’이라는 이름으로 모이며 “학비 때문에 꿈을 접지 않게 하자”는 지역의 약속이 현실이 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지원은 제기동 장학회다. 장학회는 12월 18일 제기동 주민센터에서 장학증서 수여식을 열고 대학생 5명, 중·고생 16명 등 총 21명에게 1300만 원을 지원했다. 2013년 발족 이후 매년 장학사업을 이어온 제기동 장학회는 지역 학생들의 ‘학업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청량리종합도매시장상인회도 12월 23일 장학회에 100만 원을 후원하며 힘을 보탰다.
휘경1동 장학회는 같은 날 주민센터에서 저소득·다자녀 가구 학생 10명에게 총 440만 원을 전달했다. 대학생 2명, 고등학생 3명, 중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다자녀 가구 취학 아동 3명에게는 초등 입학 축하용품 구매비를 별도로 지원했다.
이문1동 장학회는 12월 10일 다문화·한부모가정 등 저소득 학생 4명에게 120만 원을 전달하며 정기 지원을 약속했다. 장안1동에서는 (사)한국청소년육성회 동대문지구 장안1분회가 11월 18일 중·고생 12명에게 600만 원을, 장안1동 희망복지위원회가 10월 31일 청소년 14명에게 500만 원을 지원했다. 후원자인 장해규 회장은 올해 기탁한 1000만 원 전액을 장학금으로 환원해 지역 나눔의 선순환을 이어갔다.
각 전달식에서 반복된 말은 같았다. “장학금은 돈이 아니라, 동네가 건네는 응원”이라는 것. 학생들은 “형편 때문에 공부가 흔들릴 때가 있었는데 힘이 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고, 장학회와 단체들은 “아이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민간의 장학 릴레이가 촘촘한 돌봄과 교육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도 연계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이 함께 키운 인재가 다시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 동대문구 ‘동네 장학’은 그 단단한 시작을 연말에 다시 확인하고 있다.